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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부. 경기도 지역 이름별 어원 분석 – 성남시(1)

by hwanee7 2025. 5. 8.

 

 

✅ 관할 행정동 및 어원 – 수정구

 

수정구는 성남시의 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전통적인 농촌 마을과 근현대 도시개발의 흔적이 함께 어우러진 구역이다. '수정(壽井)'이라는 명칭은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오래 살고(壽), 복된 우물(井)’을 의미하며, 이는 예로부터 사람이 살기에 좋은 지형과 풍수적 여건을 갖춘 마을이라는 긍정적인 상징을 담고 있다. 실제로 수정구는 조선시대부터 남한산성 아래의 배산임수 지형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자연환경이 비교적 잘 보존된 지역이기도 하다. 수정구는 성남시가 시로 승격된 1973년 이후에도 원주민의 터전과 초기 이주민 정착지의 색채가 뚜렷하게 남아 있어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수정구의 주요 행정동으로는 신흥동, 태평동, 수진동, 산성동, 단대동, 양지동, 복정동, 위례동 등이 있다. 이들 동의 명칭은 대부분 자연마을이나 지리적 특성, 역사적 사건에서 유래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산성동은 말 그대로 조선시대 국방의 요새였던 남한산성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산성과 가까운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로서 군사적, 종교적 중요성을 동시에 지닌 공간이었으며, 현재도 유서 깊은 절터와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태평동은 ‘태평성대’라는 말처럼 ‘평화롭고 태평한 마을’이라는 이상적 의미를 담고 있는 지명이다. 실제로 조선 후기 마을 형성이 이루어졌고, 주민 간의 유대가 강한 공동체적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태평동은 성남 개발 초기에 서울에서 이주한 주민들이 가장 먼저 정착한 지역 중 하나로, 현재까지도 도시와 농촌의 경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수진동은 '물길이 맑고 깊은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이 일대에는 하천이나 지류가 발달해 있었다. 이름 속의 ‘수(水)’는 물을 의미하고, ‘진(津)’은 나루터나 물가를 뜻하므로, 옛날 배가 닿던 마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대동은 ‘단정한 언덕’ 혹은 ‘높은 지대에 자리한 마을’이라는 지리적 해석이 가능하며, 실제로 산비탈을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특성이 있다. 이 지역은 경사진 지형으로 인해 자연 친화적인 주거지가 발달하였다.

 

양지동은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마을’이라는 뜻으로, 전통적으로 농경지와 마을터가 형성되기에 좋은 지형적 조건을 가진 지역이었다. 주민들은 이 지명에 대해 ‘밝고 따뜻한 삶터’를 상징하는 의미로 해석하며 애정을 가지고 있다.

 

복정동은 서울 송파구와 접한 북동부 경계지역으로, ‘복이 가득한 우물’ 또는 ‘복된 마을의 정자’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자로는 ‘福井洞’ 또는 ‘福亭洞’이라 표기되며, 고개 너머의 사람 왕래가 많았던 역사적 배후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현재는 위례신도시와 연계되어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된 지역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위례동은 최근 조성된 행정동으로, 서울 송파구, 하남시와 접경하는 신도시 구역에 해당한다. ‘위례(慰禮)’는 고대 백제의 첫 도읍지인 위례성에서 유래된 것으로, 역사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상징적 이름이다. 위례신도시는 도시철도, 광역 교통망, 공원, 문화시설 등이 집약된 수도권 핵심 주거지로 개발되었으며, 복정·장지 일대와 함께 빠르게 도시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수정구의 각 행정동 명칭은 단순한 행정구역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전통적 정체성과 지리적 상징, 역사적 사건을 함께 담고 있다. 도심 외곽에 위치했지만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있어 성남의 원형을 간직한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성남시 안에서도 수정구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도시개발의 속도보다는 지역의 정서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살기 좋은 마을’의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 관할 행정동 및 어원 – 중원구 

 

중원구는 성남시의 중앙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행정 중심지이자 전통적인 생활권의 중심 역할을 해온 구역이다. ‘중원(中原)’이라는 명칭은 ‘중앙의 들판’ 또는 ‘가운데 위치한 중심지’를 뜻하며, 실제로 성남시청과 각종 관공서, 상권이 밀집해 있는 핵심 지역이다. 성남시가 시로 승격된 1973년 이후에도 도시계획의 축을 이루는 공간으로 기능해 왔으며, 다양한 행정동과 주거지역, 교육기관, 전통시장 등이 함께 공존하는 복합적인 도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중원구는 크게 성남동, 중앙동, 금광1·2동, 은행1·2동, 상대원1·2·3동, 하대원동, 도촌동 등 총 11개 행정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각 동의 명칭과 유래에는 지리적 특성, 지역사회 문화, 역사적 인물이 깊게 반영되어 있다.

 

먼저 성남동은 성남시라는 도시 명칭과 동일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상징적 의미가 강하다. 본래 이 지역은 '성나미', '성내미'라 불리던 남한산성 남쪽의 평지였으며, 성남이 도시로 승격되기 전부터 중심 마을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후 시 행정구역 설정 과정에서 중심성을 반영하여 '성남동'이라는 이름이 유지되었고, 오늘날까지도 전통시장과 상업시설이 밀집한 중심지 역할을 한다.

 

중앙동은 이름 그대로 중원구의 중심부에 위치한 행정동이다. 성남시청, 세무서, 보건소 등 공공기관이 위치해 있고, 교통과 상권의 중심축이 교차하는 곳이기도 하다. '중앙'이라는 이름은 과거 행정의 중심 기능을 상징하는 명칭으로 사용되었으며, 성남시 출범 초기부터 이 지역은 행정도시의 실질적 거점으로 기능해왔다.

 

금광1동과 2동은 고려 말 두문동 72현 중 한 사람인 김약시(金若時)가 낙향해 은거하던 지역으로, 그의 후손들이 집성촌을 이루며 ‘금광리’라 불리게 된 것이 어원의 유래이다. ‘금(金)’은 성씨를, ‘광(光)’은 빛난다는 뜻으로, 훌륭한 인물이 빛을 발한 고장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현재도 김씨 문중이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성남시의 향토적 전통이 가장 강하게 보존된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은행1동과 2동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은행나무’에서 유래하였다. 과거 이 일대에는 오래된 은행나무들이 많아 주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은행리’라 불렸고, 이후 행정동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은행동 일대는 학교, 도서관, 주민센터 등 교육 및 문화 인프라가 잘 조성되어 있어 주거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상대원1·2·3동하대원동은 '큰 들판'을 의미하는 ‘대원(大院)’이라는 단어에 각각 ‘상(上)’, ‘하(下)’를 붙여 지리적 위치를 구분한 것이다. 상대원은 하대원보다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 붙여진 이름이며, 대규모 공장지대가 형성되었던 산업단지로서 성남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주역이기도 하다. 현재는 일부 지역이 재개발되고 있으며, 공장지대를 중심으로 한 전통적인 노동자 마을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도촌동은 비교적 후에 분리된 동으로, 원래는 상대원동 일부에 속해 있었다. '도촌(道村)'은 '길이 있는 마을', 즉 교통이 발달한 마을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판교 및 분당 지역과 연결되는 도로망이 확장되며 도시 기능이 강화되고 있는 중이다. 도촌동은 신축 아파트 단지와 학교, 공원이 조화롭게 조성되면서 신흥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으며, 구시가지와 신도시를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중원구의 각 동 명칭은 단순히 행정적 편의에 따른 명칭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 지형,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 결과이다. 전통적인 농촌 마을과 산업지대, 행정 중심지, 교육문화 구역이 복합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성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품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성남이 서울의 위성도시에서 자족형 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바로 이 ‘중원의 중심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 관할 행정동 및 어원 – 분당구

 

분당구는 성남시 남서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대한민국 제1기 신도시 중 하나로 조성된 대표적인 계획도시이다. 1990년대 초 수도권 주택난 해소와 서울의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개발된 분당신도시는 당시 첨단 도시계획 이념을 반영해 교육, 교통, 자연환경, 문화시설이 균형 있게 설계된 도시였으며, 지금도 전국에서 가장 선호되는 주거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분당(盆唐)’이라는 지명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당시 분점리(盆店里)와 당우리(唐隅里)라는 두 개의 자연마을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진 합성지명이다. '분(盆)'은 분지(산으로 둘러싸인 평평한 지형)를 의미하고, '당(唐)'은 오래된 마을 또는 지역 명칭에 흔히 사용되던 음차어로, 특별한 상징보다는 기존 마을 이름을 살리고자 하는 행정적 의도가 담긴 표현이다.

 

현재 분당구에는 수내동, 정자동, 서현동, 이매동, 야탑동, 판교동, 삼평동, 백현동, 구미동, 운중동, 금곡동, 궁내동 등 총 19개의 행정동이 설치되어 있으며, 각 동은 신도시 조성 이전 존재하던 자연마을, 산지, 하천, 그리고 전통적인 지명을 토대로 명명되었다.

 

예를 들어 정자동은 본래 ‘정씨(鄭氏) 집성촌’이 형성되어 있던 마을에서 유래하였다. 과거 정씨 가문이 이 지역에 정착하며 ‘정자말’ 혹은 ‘정자골’로 불리다가 ‘정자동’이라는 공식 지명으로 확정되었다. 정자동은 현재 분당을 대표하는 업무지구로 자리 잡았으며, 고층 아파트와 IT기업, 쇼핑몰, 문화공간이 밀집된 중심지역이다.

 

수내동은 ‘수내천’이라는 하천에서 이름을 따온 동으로, ‘내(川)’는 시냇물을 의미하고 ‘수’는 물을 뜻해, 물이 흐르는 마을이라는 자연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서현동은 ‘서쪽에 있는 현명한 마을’이라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알려져 있으며, 서현역을 중심으로 한 상권과 주거지가 잘 형성되어 있다.

 

이매동은 특별한 설화를 기반으로 지명이 붙여졌는데, 과거 이 지역에 이무기를 잡고 위령제를 지냈더니 매화나무 두 그루가 자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전설에서 ‘이(二)’는 두 그루, ‘매(梅)’는 매화나무를 의미하며, 그래서 ‘이매동’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전설이 지역 주민 사이에 전해진다.

 

야탑동은 ‘들판 위쪽’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으며, 예전에는 논과 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 농촌 지역이었다. 분당신도시 개발 이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이 들어서며 주거환경이 크게 개선되었고, 분당차병원과 야탑역이 위치해 의료·교통 중심지로 성장하였다.

 

분당의 또 다른 핵심 지역인 판교동은 조선시대부터 존재하던 마을로, ‘널빤지 다리(판자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과거 이 지역에는 널빤지로 만든 다리가 있었는데, 이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며 '판교'라는 명칭이 정착되었다. 오늘날 판교는 ‘판교테크노밸리’가 들어서며 IT·바이오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였고, 제2·제3테크노밸리까지 확장되며 성남의 미래산업을 이끄는 핵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구미동은 산골짜기에서 흐르는 물이 모이는 고장이라는 뜻을 지니며, 전통적인 농촌마을이던 이곳 역시 아파트 단지화가 진행되며 도시적 특성을 띠게 되었다. 운중동, 삼평동, 백현동, 금곡동 등도 모두 원래 존재하던 자연지명을 기반으로 유지되거나 새롭게 조정된 명칭들로, 지형적 특성과 전통적 마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분당구의 행정동 명칭은 단순한 개발도시라는 인식과는 달리, 전통적인 마을 이름과 지역의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지어진 것들이 많다. 이는 성남시가 신도시 조성 과정에서도 지역 정체성과 전통적 유산을 적극적으로 존중하고 계승하고자 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분당구는 대한민국 신도시 개발의 대표적 성공 모델이자, 전통과 미래가 함께 공존하는 도시로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