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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사 기행] 고대부터 바로크까지: 종교음악과 대중음악의 변화와 통합 음악의 두 얼굴, 종교와 대중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때로는 신을 향한 경건한 기도였고, 또 어떤 때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설렘이기도 했죠. 음악은 늘 두 가지 얼굴, 즉 종교음악과 대중음악 사이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고대부터 바로크 시대까지, 이 두 음악의 흐름이 어떻게 변화하고, 어떤 순간에는 분화되었다가 다시 통합되었는지를 시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당시 사람들의 삶, 문화, 감정까지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음악 – 신과 인간을 잇는 소리 고대 사회에서 음악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습니다.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신성한 도구로 여겨졌습니다.특히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2025. 4. 5.
유럽의 판소리? 바로크 음악 속 칸타타 이야기 1. 서론 안녕하세요. 저는 칸타타를 연주하는 음악인으로서, 오늘은 여러분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유럽의 판소리’라고도 비유할 수 있는 칸타타(Cantata)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혹시 한국의 전통 음악, ‘판소리’를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 명의 소리꾼이 북을 치는 고수와 함께 수십 분, 때론 몇 시간을 오롯이 목소리 하나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전통 공연이죠. 그런데 유럽에도 이와 비슷한 형식의 음악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칸타타’입니다. 칸타타는 유럽,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발전한 음악 형식으로, 음악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판소리와 묘하게 닮아 있습니다. 물론 구성 방식이나 연주 인원, 사용하는 악기 등은 다르지만요. 오늘은 이 칸타타가.. 2025. 4. 4.
디베르티멘토, 현악기로 풀어보는 즐거운 음악 이야기 1. 디베르티멘토란 무엇인가요? 클래식 음악을 접하다 보면 낯선 외국어 제목이 많죠. 그중 하나가 바로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입니다. 이름부터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 알고 보면 굉장히 가볍고 즐거운 음악이랍니다. ‘디베르티멘토’는 라틴어 ‘divertere’(즐겁게 하다)에서 유래된 말로, 이탈리아어로도 비슷하게 ‘오락’, ‘기분 전환’을 뜻해요. 즉, 이 음악은 원래부터 ‘즐겁자고 만든 음악’입니다. 카페, 책방, 갤러리 등에서 가볍고 산뜻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죠. 클래식 음악에는 아주 무겁고 진지한 곡도 많지만, 디베르티멘토는 그 반대입니다.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고, 연주자 입장에서도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연주하기 좋은 스타일의 곡이에요. 그래서 예전 귀족들이 저녁 식사나 사교.. 2025. 4. 3.
지휘자는 연주를 잘할까? 클래식 속 리더들의 비밀 클래식 음악 공연을 보다 보면, 무대 앞에서 지휘자가 손을 높이 들고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그는 악기 없이, 직접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음악의 중심에 서 있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런 의문을 갖게 됩니다.“지휘자는 연주도 잘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의 지휘자는 뛰어난 연주자 출신입니다. 실제로 오늘날 세계적인 지휘자 중 상당수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관악기 등 다양한 악기를 전문적으로 연주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주 경험은 지휘의 필수 조건 지휘자는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전체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머릿속으로 그려내고, 곡의 해석 방향, 감정 표현, 연주의 템포와 균형을 조율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악기의 특성.. 2025. 4. 2.
격정의 두 얼굴: 베토벤 ‘월광’과 쇼팽 ‘즉흥환상곡’의 감정 대화 1. 서론 – 두 격정의 만남 클래식 음악 속에서 피아노는 단순한 악기를 넘어, 작곡가의 감정과 철학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매개체입니다. 특히 베토벤과 쇼팽, 이 두 거장은 피아노라는 도구를 통해 극적인 감정과 섬세한 감성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작곡가들로 손꼽힙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들의 대표적인 피아노 작품, 즉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제3악장과 쇼팽의 즉흥환상곡(Fantaisie-Impromptu)을 비교해보고자 합니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시대에 쓰였지만, 격정적인 표현, 고난도의 테크닉, 그리고 깊은 감정의 응축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음악을 듣고 있으면 닮은 듯하면서도 안 닮은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베토벤은 고전주의 말기의 형식을 바탕으로 강한 의지와 투.. 2025. 4. 1.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BWV 1043 해석과 뮤직비디오 1. 작곡 배경 – 두 개의 선율, 하나의 대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그 이름만으로도 클래식의 위대한 전통과 깊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바흐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특히 사랑받는 곡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할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D단조, BWV 1043입니다. 이 작품은 흔히 **"더블 바이올린 협주곡"**이라 불리며, 바흐가 남긴 협주곡 중 가장 아름답고 서정적인 작품으로 손꼽힙니다.이 협주곡은 1730년경, 바흐가 **라이프치히의 콜레기움 무지쿰(Collegium Musicum)**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바흐는 교회 음악 외에도 세속적인 음악회와 연주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었고, 이 협주곡 역시 그러한 공연을 .. 2025. 3. 31.